3월 개학 직전, 아이 학습지를 뽑으려고 2년 만에 프린터 전원을 켰다고 해봅시다. 예열음은 요란한데 정작 나오는 건 줄무늬가 죽죽 그어진 종이 몇 장. 헤드 청소를 세 번 돌리고 나니 잉크는 절반이 사라졌고, 결국 그날 밤 인터넷으로 새 잉크 카트리지를 주문합니다. 가격을 보고 잠깐 멈칫하죠. 본체보다 잉크가 더 비싼 이 이상한 계산법 앞에서요. 프린터는...
지난겨울, 한 지인이 아버지 병원비 계산서를 사진으로 보내온 적이 있습니다. 3주 입원에 수술 한 번. 숫자를 한참 들여다보다가 그가 물었습니다. "이거… 그냥 다 내야 하는 거 맞지?" 정답은 "아니오"였습니다. 우리나라에는 병원비가 한 가정을 무너뜨리지 않도록 만든 두 개의 안전망이 있습니다. 하나는 자동으로 작동하는 본인부담상한제, 다른 하나는 신청해...
같은 영상을 보는데 누군가의 화면은 유난히 매끄럽고, 내 화면은 왠지 뚝뚝 끊긴다. 게임을 하다 "프레임이 떨어진다"는 말을 듣고 고개는 끄덕였지만, 정작 그게 무슨 뜻인지 설명하라면 막막하다. 최신 스마트폰과 모니터 광고에는 어김없이 ==120Hz==, ==144Hz== 같은 숫자가 붙어 있는데, 이 숫자가 실제로 우리 눈에 무엇을 바꿔 놓는지 오늘 차분...
금요일 저녁, 퇴근 준비를 하던 지수 씨에게 옆자리 동료가 다가옵니다. "주말에 잠깐만 이 자료 좀 봐줄 수 있어요?" 이미 이번 주에만 세 번째 부탁입니다. 마음속에서는 '이번엔 좀 곤란한데'라는 소리가 분명히 들리는데, 입 밖으로 나온 말은 언제나처럼 "아, 네… 볼게요"였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지수 씨는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나는 왜 매번 거절...
퇴근하고 집에 와서 노트북을 열면, 화면이 이렇게 작았나 싶은 순간이 있다. 문서 두 개를 나란히 띄우려니 글자가 깨알 같고, 엑셀은 셀 몇 개만 보다 스크롤 지옥에 빠진다. 그럴 때 큰맘 먹고 모니터를 알아보지만, 쇼핑몰에 들어가는 순간 숫자의 늪이 펼쳐진다. 27인치, 4K, 144Hz, IPS, HDR400… 뭐가 나한테 필요한 건지 감이 안 온다. ...
직장을 다니며 저녁마다 스마트스토어를 돌리던 지인이 반년 만에 이렇게 말했다. "일은 두 배로 하는데, 정작 내 시간은 사라졌어요." 매출은 조금씩 늘었지만 잠은 줄고, 주말은 밀린 주문 처리로 사라졌다. 혼자 일하는 사람에게 가장 먼저 바닥나는 자원은 돈이 아니라 시간과 체력이다. 그리고 이 둘이 무너지면 사업도 함께 흔들린다. 1인 기업과 부업이 매력적...
출근길 지하철 개찰구를 지날 때마다, 그리고 퇴근 후 버스에 오를 때마다 카드에서 조용히 빠져나가는 돈이 있다. 하루로 치면 몇 천 원이지만 한 달을 모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왕복 3,000원짜리 출퇴근을 주 5일 반복하면 한 달 교통비는 어느새 6만 원을 훌쩍 넘는다. 문제는 이 돈이 워낙 '당연한 지출'처럼 느껴져서, 아낄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잘 ...
새 프로젝트에 합류한 첫날, 팀장이 건넨 저장소를 내려받아 실행 버튼을 누릅니다. 그런데 에러가 쏟아집니다. 파이썬 버전이 다르고, 데이터베이스가 안 깔려 있고, 어떤 라이브러리는 설치조차 되지 않습니다. 옆자리 동료의 노트북에서는 멀쩡히 돌아가는 그 프로그램이, 내 컴퓨터에서는 요지부동입니다. 개발자라면 누구나 겪는 이 장면의 이름이 바로 ==\"제 컴퓨...
오늘은 7월 17일 금요일. 어제(7/16, 목) 한국 증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미국 반도체주 약세가 겹치면서 코스피·코스닥 모두 급락했다. 코스피는 하루 만에 7,000선을 반납하며 6,800선까지 밀렸고, 양대 시장에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간밤 미국 시장도 반도체주 약세와 AI 투자 과열 우려 속에 나스닥이 하락 마감했다. > 오늘의 핵...
친구가 "뮤지컬 한 번 보러 가자"고 했을 때, 솔직히 조금 망설였습니다. 티켓값도 부담이고, 무엇보다 '가서 졸면 어쩌지', '박수는 언제 쳐야 하지' 같은 걱정이 앞섰거든요. 그런데 막이 오르고 배우가 첫 넘버를 부르는 순간, 그 모든 걱정이 사라졌습니다. 눈앞에서 살아 움직이는 목소리와 조명이 만드는 공기는 화면으로는 절대 담기지 않는 것이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