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지하철에서 이어폰을 바꿔 낀 적이 있다. 이전 것은 30분만 지나면 귓구멍이 뻐근해서 결국 한쪽을 빼 들고 다녔다. 새로 산 것은 스펙 표만 보고 '노이즈캔슬링 최고급'이라고 적힌 제품을 골랐는데, 정작 내 귀에는 헐거워서 지하철이 커브를 돌 때마다 스르륵 빠졌다. 비싼 값을 치르고도 만족하지 못한 이유는 하나였다. 이어폰은 스펙이 아니라 귀가 고르...
새 기술을 배워 이직하고 싶었던 서른네 살 김주임의 이야기부터 해보려 한다. 마음은 굴뚝같은데, 데이터 분석 학원 수강료가 400만 원이라는 안내를 받고 조용히 창을 닫았다. "돈 모아서 내년에" 하고 미뤘지만, 그 내년은 매년 돌아왔다. 김주임이 몰랐던 사실이 하나 있다. ==나라가 그 학원비의 상당 부분을 대신 내주는 카드==가 있다는 것. 바로 국민내...
농구 중계를 처음 켜면 숫자가 정신없이 바뀌고, 사람들은 코트를 쉴 새 없이 오간다. 공은 링을 향해 날아가고, 어느 순간 점수판이 2점씩, 때로는 3점씩 뛴다. 규칙을 모르면 "왜 갑자기 저기서 멈추지?", "방금 그건 왜 반칙이야?" 하는 물음표만 쌓인다. 그런데 몇 가지 뼈대만 잡으면 농구는 스포츠 중에서도 가장 빠르게 빠져드는 종목이다. 경기가 짧게...
새 휴대폰으로 바꾸던 날, 매장 직원이 무심하게 물었습니다. "사진 백업은 해두셨죠?" 그 순간 등줄기가 서늘해졌던 경험, 한 번쯤 있으실 겁니다. 아이 돌잔치부터 지난 여행까지, 몇 년치 기억이 손안의 작은 기기 하나에 전부 들어 있는데 정작 그 사진들이 '어디에, 어떻게' 보관되고 있는지는 잘 모릅니다. 더 아찔한 건, "나는 클라우드 켜놔서 괜찮아"라...
퇴근길에 장을 봐서 스테이크 한 덩이를 사 온 날이었다. 기대에 부풀어 팬을 달구고 고기를 올렸는데, 겉은 좀처럼 노릇해지지 않고 바닥에 눌어붙기만 했다. 뒤집으니 살점이 뜯겨 나가고, 접시에 담긴 건 상상하던 그 스테이크가 아니었다. 알고 보니 문제는 고기가 아니라 팬이었다. 3년 넘게 쓴 코팅 팬은 이미 코팅이 다 벗겨져 있었고, 애초에 강한 화력으로 ...
오늘은 8월 7일 금요일. 어제(목, 8/6) 한국 증시는 코스피와 코스닥이 극적으로 엇갈렸다. 코스피는 외국인 3.3조 원 순매도 폭탄에 4.58% 급락하며 6,296선까지 밀린 반면, 코스닥은 제약·바이오 중심 순환매에 힘입어 5거래일 연속 상승을 기록했다. 간밤 미국 증시(현지 8/6)는 다우가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써냈지만, 나스닥은 구글 AI 인재 ...
회사를 나오던 날, 지영 씨(가명)의 머릿속을 채운 건 홀가분함보다 막막함이었습니다. 다음 달 카드값, 월세, 보험료는 그대로인데 들어오던 돈만 뚝 끊긴다는 감각. 이런 순간을 위해 우리가 매달 월급에서 떼어 온 것이 바로 고용보험입니다. 실업급여는 시혜가 아니라, 일하는 동안 내가 부어 둔 안전망을 되돌려 받는 제도입니다. 문제는 이 제도가 2026년 들...
며칠 전, 멕시코의 한 방송사가 발표한 신작 예능 라인업을 보다 낯선 익숙함에 눈이 멈췄다. 한적한 해외 소도시에 작은 식당을 차리고 현지 손님에게 한 끼를 내주는 포맷. 이름도 배우도 전혀 다른데, 화면의 짜임새는 어디서 많이 본 그것이었다. 우리가 몇 해 전 즐겨 보던 프로그램의 '골격'이 지구 반대편에서 다시 세워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한국 예능은...
오늘은 8월 6일 목요일. 어제(수, 8/5) 한국 증시는 반도체 대형주의 강력한 반등에 힘입어 코스피가 3.76% 급등하며 6,590선을 회복했다. 간밤 미국 증시(현지 8/5)도 기업 실적 호조와 AI 투자 기대에 3대 지수 모두 상승 마감했다. > 오늘의 핵심: 반도체가 돌아왔다. 메모리 선판매 호조와 빅테크 실적이 글로벌 증시를 끌어올렸고, 호르무즈...
신호 대기 중이던 차가 뒤에서 밀려왔습니다. 접촉은 가벼웠지만, 상대는 "네가 갑자기 후진했다"고 우겼습니다. 다행히 블랙박스 영상 3초가 상황을 정리했습니다. 이런 순간을 한 번이라도 겪어 본 사람은 압니다. 블랙박스는 평소엔 존재조차 잊고 지내다가, ==딱 한 번 결정적인 순간에 값을 다 하는== 물건이라는 걸요. 그런데 막상 사려고 보면 FHD·QH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