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로 들어서면 뉴스에는 어김없이 두 단어가 번갈아 등장합니다. 폭염과 집중호우입니다. 며칠은 숨이 턱 막히는 더위가 이어지다가, 어느 날 갑자기 도로가 잠기는 물난리가 나는 식이죠. 매년 반복되는 여름 재난이지만, 막상 닥치면 "이럴 때 뭘 어떻게 챙겨야 하지?" 하고 허둥대기 쉽습니다.

정부도 이런 계절성 재난에 대비해 해마다 종합대책을 세워둡니다. 올해 역시 5월 15일부터 '여름철 자연재난 대책기간'이 운영되고 있는데, 그 안에는 우리가 잘 몰라서 못 챙기는 지원과 안전수칙이 꽤 많습니다. 오늘은 폭염과 수해, 두 상황을 나눠서 무엇을 알아두면 좋은지 차분히 정리해보겠습니다.

폭염, 견디는 게 아니라 '피하는' 재난입니다

우리는 흔히 더위를 정신력으로 버티는 것쯤으로 여기지만, 폭염은 엄연히 인명피해를 내는 재난입니다. 특히 어르신, 만성질환자, 야외 노동자, 냉방이 어려운 취약가구에게 폭염은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갑니다.

정부는 폭염 취약대상을 신체적·경제적·사회적 세 분야로 나누고, 그 안을 다시 열 가지 유형으로 세분해 맞춤형으로 관리합니다. 예컨대 폭염특보가 내려지면 홀로 사는 취약 어르신에게는 생활지원사가 하루 한 번 이상 안부를 확인하고, 기초생활수급자 등에게는 에너지바우처와 함께 '찾아가는 에너지 복지서비스', 에어컨 설치·교체까지 지원합니다.

더위는 참는 게 미덕이 아닙니다. 낮 시간대 무리한 야외활동을 피하고, 주변에 홀로 계신 어르신이 있다면 안부 전화 한 통을 건네는 것이 가장 확실한 폭염 대비입니다.

가까운 곳에 마련된 '무더위쉼터'도 적극 활용할 만합니다. 경로당, 주민센터, 도서관 등이 쉼터로 지정되어 냉방을 무료로 개방하는 경우가 많으니, 냉방비가 부담스러운 날엔 잠시 몸을 식히러 가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냉방비가 부담될 때 — 에너지바우처

여름 폭염에서 가장 현실적인 벽은 결국 전기요금입니다. 에어컨이 있어도 요금이 무서워 못 켜는 가구가 적지 않습니다. 이런 취약계층을 위한 대표 제도가 에너지바우처입니다.

에너지바우처는 소득기준과 세대원 특성기준(어르신·영유아·장애인·임산부 등)을 함께 충족하는 가구에 여름 냉방비와 겨울 난방비를 지원합니다. 전기·도시가스·등유·LPG·연탄 등 다양한 에너지에 쓸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2026년 신규 신청 기간은 6월 15일부터 12월 31일까지이며, 지난해 받았던 가구 중 자격이 유지되면 별도 신청 없이 자동으로 처리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원 금액은 세대원 수에 따라 다른데, 1인 가구는 약 29만 원, 4인 이상 가구는 70만 원가량이 연간 기준으로 차등 지급됩니다.

신청은 주민센터를 직접 방문하거나 '복지로' 온라인을 통해 할 수 있습니다. 본인이 대상인지 헷갈린다면 가까운 주민센터에 전화로 문의만 해봐도 됩니다. 자격이 되는데 몰라서 못 받는 일이 가장 아깝습니다.

집중호우와 태풍 — 물이 차오르기 전에

폭염이 지나가면 이번엔 집중호우입니다. 요즘 여름비는 짧은 시간에 엄청난 양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형태가 잦아, 반지하나 저지대 주택은 순식간에 침수 위험에 놓입니다.

가장 먼저 챙길 것은 정보입니다. 스마트폰의 긴급재난문자를 꺼두지 말고, 기상 특보가 뜨면 하천변·지하차도·산비탈 같은 위험지역 접근을 피해야 합니다. 특히 물이 불어난 지하주차장에 차를 빼러 들어가는 것은 절대 금물입니다. 무릎 높이만 물이 차도 문이 열리지 않고, 사람이 휩쓸릴 수 있습니다.

반지하·저지대 가구라면 침수 방지용 물막이판이나 모래주머니를 미리 준비해두고, 배수구가 막히지 않았는지 장마 전에 점검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지자체에 따라 침수 방지시설 설치를 지원하는 사업이 있으니 거주지 주민센터에 확인해볼 만합니다.

풍수해보험 — 재난 피해를 국가가 함께 나눕니다

수해로 집이 잠기거나 시설이 부서지면 복구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이런 자연재해 피해에 대비하는 제도가 풍수해보험입니다. 이름은 낯설지만, 태풍·홍수·호우·대설·지진 같은 자연재난 피해를 보장하는 정책보험입니다.

풍수해보험의 가장 큰 장점은 보험료의 상당 부분을 국가와 지자체가 대신 내준다는 점입니다. 가입자는 전체 보험료의 일부만 부담하고, 저소득층이나 취약계층은 그 부담이 더 낮아집니다. 민간 보험에 비해 훨씬 적은 비용으로 든든한 대비가 가능한 셈입니다.

가입 대상은 주택, 온실, 소상공인의 상가·공장 등이며, 지역 내 지정된 민영보험사나 주민센터를 통해 문의할 수 있습니다. 비가 쏟아진 뒤에는 가입해도 이미 늦으니, 장마철이 본격화되기 전에 알아보는 것이 핵심입니다.

오늘 당장 해둘 수 있는 것들

여름 재난은 예고 없이 오는 것 같지만, 사실은 매년 같은 시기에 찾아오는 '예정된 손님'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미리 알고 준비한 만큼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거창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긴급재난문자 수신을 켜두고, 집 근처 무더위쉼터와 대피 장소를 한 번 확인해두고, 에너지바우처나 풍수해보험 대상이 되는지 주민센터에 물어보는 것. 이 세 가지만 해둬도 올여름이 한결 든든해집니다.

무엇보다 이런 제도와 안전수칙은 나 혼자 챙기고 끝나는 게 아닙니다. 이웃한 어르신, 홀로 사는 친척에게 오늘 안부 전화 한 통 건네는 일이, 어떤 대책보다 따뜻하고 확실한 여름나기의 시작일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