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깨끗하게 빨아 말렸는데, 수건에서 코를 찡그리게 하는 쉰내가 난다. 여름이면 누구나 한 번쯤 겪는 일이다. 다시 빨아도 그때뿐이고, 며칠 지나면 또 그 냄새가 슬그머니 돌아온다. 이 꿉꿉함의 정체를 알면, 의외로 손쉽게 해결할 수 있다.

냄새의 범인은 '덜 마른 시간'

빨래 냄새의 주범은 세균이다. 정확히는 젖은 상태로 오래 머문 시간 동안 번식한 세균과 그 노폐물이다. 여름은 습도가 높아 빨래가 더디게 마르고, 그 '느리게 마르는 몇 시간'이 세균에게는 더없이 좋은 번식 환경이 된다.

그래서 핵심 원칙은 단 하나다. 최대한 빨리, 바짝 말리는 것. 비싼 세제보다 이 한 줄이 훨씬 강력하다.

빨래를 모아 두지 말 것

땀에 젖은 옷이나 쓴 수건을 세탁통에 며칠씩 쌓아 두면, 빨기도 전에 이미 냄새가 배기 시작한다. 젖은 빨래는 가능하면 그날그날 처리하고, 모아야 한다면 통풍이 되는 바구니에 펼쳐 두는 편이 낫다. 세탁기 안에 빨랫감을 보관하는 습관은 피하자.

세탁이 끝난 뒤에도 마찬가지다. 다 돌아간 빨래를 세탁기 안에 몇 시간씩 방치하면 그 짧은 사이에 냄새가 밴다. 종료음이 울리면 바로 꺼내 너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예방법이다.

여름 빨래의 승부는 '어떻게 빠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빨리 마르느냐'에서 갈린다.

잘 마르게 하는 작은 기술들

널 때는 옷가지 사이 간격을 충분히 띄워 바람이 통하게 한다. 빽빽하게 널면 겉만 마르고 속은 축축한 채로 남는다. 실내에서 말린다면 선풍기나 제습기를 함께 틀어 공기를 움직여 주는 것만으로도 마르는 속도가 확 빨라진다.

세탁 자체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물 온도를 조금 높여 빨거나, 헹굼 마지막에 식초 한두 스푼을 넣으면 세균과 세제 찌꺼기를 줄이는 데 보탬이 된다. 식초 냄새는 마르면서 날아가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세탁기 자체가 냄새의 근원일 때

아무리 신경 써도 냄새가 계속된다면 세탁기 내부를 의심해 봐야 한다. 세탁조 안쪽과 고무 패킹 틈에는 물때와 곰팡이가 쌓이기 쉽다. 한 달에 한 번쯤 세탁조 클리너로 통세척을 하고, 사용 후에는 문을 열어 내부를 말려 주자. 가루세제나 섬유유연제를 권장량보다 많이 쓰면 오히려 찌꺼기가 남아 냄새의 원인이 되니, 적정량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여름 빨래의 쉰내는 게으름의 증거가 아니라 계절의 숙제 같은 것이다. 다행히 답은 어렵지 않다. 쌓아 두지 말고, 끝나면 바로 꺼내고, 바람을 통하게 해 바짝 말리기. 이 작은 습관들이 모이면, 보송하게 마른 수건에서 나는 기분 좋은 냄새를 매일 누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