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오면 도시 곳곳에서 음악이 흘러넘친다. 공원 잔디밭에, 강변에, 해변에 무대가 세워지고 수천 명이 같은 리듬에 몸을 맡긴다. 스트리밍으로 듣는 음악과 현장에서 온몸으로 맞는 음악은 완전히 다른 경험이다. 하지만 처음 가는 사람에겐 페스티벌이 낯설고 막막하기도 하다. 어디서부터 준비해야 할지, 무엇을 챙겨야 할지 감이 안 잡힌다. 오늘은 ==처음 가도...
새벽녘 빗소리에 잠이 깼다. 창을 때리는 소리가 제법 굵어진 걸 보니, 장마가 시작된 모양이다. 며칠째 흐린 하늘과 눅눅한 공기, 마르지 않는 빨래에 마음 한구석이 축축해지는 계절. 그런데 가만히 빗소리를 듣고 있자니, 이 계절이 꼭 미워할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멈춰도 되는 시간 장마는 어딘가 강제로 우리를 멈춰 세운다. 우산 없이는 나설 수 없고...
여름이 왔다는 걸 달력보다 먼저 알려 주는 건, 마트 입구에 쌓인 초록 줄무늬 더미다. 묵직한 수박 한 통을 끙끙대며 안고 오는 길, 벌써 마음 한구석이 시원해진다. 별것 아닌데, 수박에는 이상하게 여름 한 철의 기분이 통째로 담겨 있다. 고르는 일부터가 여름의 의식 수박을 고를 때 사람들은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통통 두드려 본다. 맑고 경쾌한 소리가 ...
해가 길어지고 밤공기가 후끈해지면, 동네 곳곳에 현수막이 걸리기 시작합니다. "○○ 여름축제", "한여름 밤 마켓"… 여름은 ==축제의 계절==입니다. 강가 불꽃놀이부터 야간 플리마켓, 물놀이 행사까지 종류도 다양하죠. 그런데 막상 가보면 "사람만 많고 별로 못 즐겼다"며 지쳐 돌아오는 경우도 흔합니다. 오늘은 특정 행사 일정이 아니라, 어떤 여름 축제든 ...
유월의 저녁은 묘하게 길어집니다. 일곱 시가 넘어도 하늘 한구석에 옅은 빛이 남아 있어서, 퇴근하고 집에 와도 아직 하루가 끝나지 않은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며칠 전 그 빛에 이끌려 별생각 없이 동네를 한 바퀴 걸었습니다. 특별한 일이 있었던 건 아닙니다. 그냥 걸었을 뿐인데, 오랜만에 머릿속이 조용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오늘은 그 평범한 산책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