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하게 등본 한 통이 필요한데 평일 낮에 주민센터 갈 시간은 없고, 무인발급기는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 한 번쯤 겪어 본 난감함이다. 그런데 사실 우리가 주민센터까지 발품 팔아 처리하던 민원 상당수는, 집에서 몇 분이면 끝낼 수 있다. 몰라서 못 쓰는 것뿐이다.
'정부24', 행정 민원의 관문
온라인 행정의 중심에는 '정부24'가 있다. 정부의 여러 부처와 지자체에 흩어진 민원 서비스를 한곳에 모아 놓은 통합 창구다. 웹사이트나 모바일 앱으로 접속해 본인 인증만 하면, 수많은 증명서를 발급받고 각종 신청을 처리할 수 있다.
가장 많이 쓰는 건 역시 주민등록등·초본, 가족관계증명서 같은 서류 발급이다. 화면에서 신청하면 PDF로 받아 바로 출력하거나, 제출처가 온라인으로 받는 곳이라면 전자문서로 곧장 보낼 수도 있다. 발급 수수료가 없는 서류도 많다.
생각보다 다양한 것들
증명서 발급만 되는 게 아니다. 전입신고, 각종 확인서 신청, 지방세 납부, 여권 발급 정보 확인, 정부 지원 서비스 안내까지 폭이 넓다. 특히 이사를 했을 때 하는 전입신고는 온라인으로 처리하면 따로 동주민센터를 방문할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
행정은 점점 '찾아가는 것'에서 '접속하는 것'으로 바뀌고 있다. 문제는 제도가 아니라 정보의 격차다.
인증 수단을 미리 갖춰 두자
온라인 민원의 첫 관문은 본인 인증이다. 예전의 복잡한 공인인증서 대신, 요즘은 공동인증서, 금융인증서, 그리고 간편한 민간 인증(통신사·플랫폼 인증 등)을 쓸 수 있어 한결 수월해졌다. 자주 쓸 일이 있다면 스마트폰에 인증 수단을 미리 등록해 두면, 다음부터는 몇 번의 터치로 끝난다.
처음 한 번 설정이 번거로울 뿐, 한 번 갖춰 두면 두고두고 시간을 아낀다. 부모님처럼 디지털이 익숙하지 않은 분께는 이 첫 설정을 한 번 도와드리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
그래도 창구가 필요한 일
물론 모든 일이 온라인으로 되는 건 아니다. 인감 관련 업무나 본인 확인이 특별히 엄격해야 하는 일부 민원, 복잡한 상담이 필요한 사안은 여전히 방문이 필요하다. 또 제출처에 따라 '온라인 발급본을 인정하는지'가 다를 수 있으니, 중요한 서류는 제출처에 미리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세부 절차나 가능한 서비스 범위는 시기에 따라 바뀔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내용은 정부24 등 공식 창구에서 확인하길 권한다.
행정 서비스는 세금으로 운영되는, 말 그대로 우리 모두의 것이다. 그런데 그 혜택은 아는 사람에게만 닿는 경우가 많다. 오늘 소개한 온라인 민원처럼, 조금만 알아 두면 시간과 발품을 크게 아낄 수 있는 제도가 우리 주변엔 의외로 많다. 다음에 등본이 필요할 때는, 주민센터로 향하기 전에 먼저 휴대폰을 꺼내 보자.